다시 열린 공공기관 이전판…충청권 실질화 시험대

15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광역단체장 당선인 간담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태정 당선인 제공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올 하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충청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에도 이전 기관 확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대전과 충남은 이번에도 배제돼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다. 세종은 지방재정권 확대와 행정수도 완성을 함께 꺼내며 충청권 균형발전 의제를 보강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국토공간 대전환 범정부 추진협의회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추진을 공식화했다. 김 총리는 “하반기엔 정부에서 준비해왔던 성장엔진 발표, 대규모 기업 투자,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지방 균형 국가를 향한 굵직굵직한 주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라며 “지방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교육·돌봄 체계와 문화·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 기능을 비수도권으로 옮겨 지역 성장거점을 키우는 정책이다. 정부가 5극 3특 성장엔진 육성을 내세우고 있어 어느 지역이 어떤 기관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지역 위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같은 날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당선인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대전 현안의 전면에 올렸다. 허 당선인은 김 총리에게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대전이 반드시 포함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허 당선인의 발언에는 대전이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서 다시 소외돼선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기관 재배치가 지역 성장의 핵심 수단인 만큼 대전이 빠지지 않도록 구체적인 배분 원칙과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과학수도와 중부권 거점도시 전략을 뒷받침할 공공 기능 확보 필요성도 담겼다.

권역별 앵커기업 육성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허 당선인은 간담회에서 대전의 과학기술 역량과 산업 특성에 맞는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을 부르는 공모사업 중심 방식도 손질해야 한다고 봤다. 기관 재배치와 앵커기업 유치를 따로 떼어 보지 말고 지역 성장축을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과 함께 지방정부의 재정 기반을 강조했다. 조 당선인은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이 매우 어렵다”며 “현재 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를 21% 수준까지 늘려야 지방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고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도 실제 지방에서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허 당선인이 공공기관 배분을 통한 공간 전략을 꺼냈다면 조 당선인은 이를 실행할 재정 여력을 짚은 셈이다. 기관 이전만으로는 지역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고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설계·추진할 기반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는 점에서 두 당선인의 시각은 맞닿아 있다.

대전·충남의 위기감은 그간의 혁신도시 소외와 맞물려 있다. 대전·충남은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기 혁신도시에서 배제됐고 2020년 뒤늦게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이전 기관을 확보하지 못한 채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전·충남이 올 하반기를 분수령으로 보고 필승 카드를 준비해 온 이유다. 대전시는 전담 TF를 꾸려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과학기술 인프라와 연계한 연구개발 기능 중심 기관 유치 전략을 다듬어 왔다. 충남도는 범도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기후·환경·탄소중립·에너지 등 주력산업과 맞물린 기관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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