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여성 정치 어디까지 왔나…여전히 남성 독무대

대전일보DB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대표성의 격차가 다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광역의원 선거에선 대전과 세종이 여성 비율 30%를 넘겼지만 기초단체장 선거로 내려가면 여성 후보 비율은 2%대에 머문다. 지방의회 일부에선 여성 진입의 문이 조금씩 넓어졌지만 정작 지역 권력을 책임지는 단체장 선거에선 여전히 높은 벽이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충청권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남성 140명, 여성 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143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2.1%다. 대전 5개 구청장 예비후보는 남성 25명에 여성은 한 명도 없다. 충남은 남성 71명·여성 2명으로 2.7%였고 충북은 남성 44명·여성 1명으로 2.2%에 그쳤다. 기초단체장 선거만 놓고 보면 여성 정치의 진입 장벽이 여전히 가장 높다는 점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그나마 광역의원 선거에선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충청권 전체 광역의원 예비후보는 남성 245명, 여성 74명으로 여성 비율이 23.2%였다. 대전시의원은 남성 34명·여성 16명으로 32%, 세종시의원은 남성 38명·여성 20명으로 34.5%를 기록했다. 반면 충남도의원은 남성 99명·여성 19명으로 16.1%, 충북도의원은 남성 74명·여성 19명으로 20.4%로 확인됐다.

기초의원 선거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전·충남·충북 기초의원 예비후보는 남성 498명·여성 143명으로 여성 비율이 22.3%였다. 대전 기초의원은 남성 67명·여성 27명으로 28.7%, 충남은 남성 249명·여성 72명으로 22.4%, 충북은 남성 182명·여성 44명으로 19.5%였다. 충청권 지방선거 예비후보 전체적으로 보면 남성 883명·여성 220명으로 여성 비율이 20% 수준에 그친다. 일부 지방의원 선거에선 30% 선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지역도 나왔지만 단체장 선거로 갈수록 여성 후보는 급감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여성 정치 참여의 문이 넓어지고 있다기보다 선거의 위계가 높아질수록 다시 좁아지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격차는 제도 설계와 정당 공천 구조가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은 지방의원 후보 추천 과정에서 여성 추천을 규정하고 있지만 강행 조항보다는 권고 성격이 강하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여성 30% 공천을 강조하고 있지만 충청권 현실만 놓고 보면 구호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 대표성 확대를 말하지만 정작 공천 결과로 이어지는 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런 흐름이 반복되는 배경으로 정당 공천 방식의 한계를 꼽는다. 경선 원칙이 앞세워지면서 신인과 청년, 여성, 장애인에게 가점을 부여하고 전략적으로 1순위 공천을 주는 방식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형식상 경쟁은 공정해 보일 수 있지만 조직력과 인지도, 지역 기반에서 열세인 후보에게는 오히려 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 정당이 여성 정치 확대를 말하면서도 정작 공천 문턱에선 기존 경쟁 구조를 그대로 두는 모순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단체장과 지방의회 선거에서 경쟁력 있는 여성 인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훈련하는 구조, 공천 이전 단계부터 지역 기반과 정책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여성 대표성 확대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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