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철도·고속도로 줄줄이 표류…개통 ‘하세월’

대전일보DB

충청권 철도·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건설사업에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철도는 설계 과정에서 불어난 사업비 탓에 사업 규모와 타당성을 다시 검증받고 있고, 고속도로는 공사 차질과 사업성 부족으로 준공이 미뤄지거나 일부 구간만 개통됐다.

지역의 생활·경제권을 연결할 핵심 교통망이 제때 완성되지 못하면서 주민 불편은 물론 충청권 광역생활권 구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23일 충청권 각 지자체에 따르면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와 대전-옥천 광역철도는 공사비 증가로 사업 재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는 총사업비가 3583억 원에서 5897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 호남선과 경부선 철로를 활용해 충남 계룡에서 대전 신탄진까지 35.4㎞를 연결하고 기존 정거장 6곳을 개량하는 동시에 6곳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23년 말 착공 당시에는 올해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신규 역사와 차고지, 전력·신호 등 후속 설계 과정에서 사업비가 급증했다. 재검토 결과에 따른 총사업비 확정과 사업기간 조정이 남아 있어 개통 시점은 2029년 말까지 밀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올해 개통을 목표로 했던 대전-옥천 광역철도도 비슷한 처지다. 대전 오정역에서 대전역을 거쳐 충북 옥천역까지 20.1㎞를 연결하는 이 사업도 기본계획 당시 490억 원이었던 사업비가 설계 과정에서 1700억 원대로 불어나 KDI의 타당성재조사를 받고 있다. 올해 개통 목표는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당초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세종-안성고속도로는 세종 장군면에서 경기 안성 금광면까지 62.1㎞를 잇는 것으로, 총사업비 4조 4322억 원이 투입된다. 당초 올해 말 준공 계획이었지만 사업기간이 내년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4차로에서 6차로로 설계가 변경된 데다 환경영향평가와 총사업비 협의, 지난해 2월 발생한 청룡천교 붕괴사고에 따른 안전점검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당진-천안고속도로도 일부 구간만 개통된 상태다. 전체 43.4㎞ 가운데 천안-아산 염치 구간 20.6㎞는 2023년 개통했고, 염치-인주 구간 7.1㎞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주-당진 송악 구간 15.7㎞는 사업비 증가로 타당성재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전 구간 개통 시점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같은 교통망 구축 지연으로 주민들이 기대했던 교통 편익도 늦어지고 있다. 계룡·대전·옥천을 오가는 주민들은 기존 승용차·버스 중심의 통행을 이어가야 하고, 고속도로 이용자와 기업들도 이동시간 단축과 물류 효율 개선 효과를 기다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통망 확충이 늦어질수록 지역 간 접근성 개선과 산업 연계 확대도 지연돼 충청권 광역생활권 구축과 산업·정주 경쟁력 강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상원 한국교통연구원 광역·도시교통연구본부 광역버스평가팀장은 “지방 메가시티에서 광역교통망 구축은 인근 도시와의 연결성, 이동성 향상 등을 통한 생활권 확장, 지역 산업의 활성화 측면에서 메가시티 기반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