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대위원, 원외인사 박정현 대덕구청장 ‘역할론’ 주목

박정현 대덕구청장. 자료사진.

대전 정치권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중 유일한 원외 인사인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비대위가 내달 2일 전당대회 개최시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지만, 온 국민의 눈과 귀가 비대위 활동에 쏠리고 있기 때문. 비대위원의 메시지도 메시지지만, 그의 정치적 위상변화도 예상된다. 

비대위는 4·7 재보선 참패 후 민심의 심판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향후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에게 반성과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 만큼, 평소 계파색이 옅고 생활정치로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이 비대위원에 선임되자, 대전 정치권은 설왕설래를 이어갔다. 시의원 출신에 초선 기초단체장인 박 구청장이 비록 임시직이긴 하지만 중앙당 지도부에 입성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궁금증이 우선 제기됐다. 

박 구청장은 민주당 전 최고위원인 염태영 수원시장 추천으로 비대위원직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시장과 박 구청장은 자치분권과 환경 등 주력 관심분야가 비슷하고 기초단체장 협의회 활동 등을 통해 교감해 왔다는 후문이다. 

박 구청장은 비대위원 선임 뒤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정확한 포지셔닝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당의 위기상황에 당원으로서 해야할 역할을 마땅히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1개월 이내 짧은 임기지만, 구청장 업무에 소홀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충남대 586그룹으로 YMCA간사, 녹색연합 지역 사무처장 등을 지내는 등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재선 대전시의원을 거쳐 지난 지방선거에에서 대덕구청장에 당선됐다. 

민주당 비대위는 민홍철, 이학영, 도종환, 신현영, 오영환, 김영진 의원과 박정현 구청장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도종환 비대위원장은 오는 16일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비대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민주당 비대위 첫 공개회의가 열린 9일 도종환 위원장은 “저희 부족함이 국민께 크나큰 분노와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더 꾸짖어달라.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다. 내로남불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구청장은 회의 참석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지금은 성찰과 경청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어 “2030세대의 목소리를 듣는 척 했다. 마음으로 듣지 않았다. 함께 해결하려는 지혜를 나누기보다 나의 잣대로 세운 원칙만 이야기했다”며 “죄송하다. 제대로 듣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