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하루 400명대 확진 지속…정치인 출판기념회 어쩌나

왼쪽부터 서철모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정용기 전 국회의원, 허태정 대전시장의 출판기념회 홍보 포스터. ©뉴스1

 
설 연휴 중에도 대전에서 하루 400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인 6·1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출판기념회는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세몰이를 하고 합법적으로 후원금도 모금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데,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D-90일부터 금지된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3월 3일부터 출판기념회가 제한돼 출마예정자들로선 사실상 2월 안에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미 1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전 서구청장, 23일 국민의힘 이장우 전 국회의원 등 여야의 민선 8기 대전시장 도전자들이 코로나 시대가 무색하게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열고 세를 과시했다.

설 연휴 직후인 2월 5일에는 서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서철모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9일 같은 당 시장 후보인 정용기 전 국회의원, 10일에는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의 출판기념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3월 9일 대선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개별적인 선거운동을 금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양당은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대전시장 예비후보 2월 1일, 구청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2월 18일 개시)을 대선 이후로 미루도록 지침을 하달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는 대선을 치르기 전인 3월 3일부터 금지돼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정치신인들에게 출판기념회의 의미는 이전에 비해 훨씬 커졌다.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 선거사무소에 현수막을 내걸고 명함을 돌리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정치신인들에게 출판기념회가 그나마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돌파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속도로 심화되며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출판기념회가 지역민들로부터 자칫 눈총을 살 우려가 높다.

‘개인적 정치 행보를 위해 방역에 역행한다’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오히려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어서다.

방역 패스를 적용(각종 모임은 299명까지 입장 허용)하고, 일시에 지지자들이 운집하는 것을 막으려 행사 시간을 길게 잡아 분산을 유도하지만 현장은 방역의 사각지대와 같은 아수라장이 되곤 한다.

최근 대전에서 열린 한 지방선거 출마예정자의 출판기념회에 지지자들이 몰려 있다. ©뉴스1 최일 기자

일부 출마예정자들은 이 같은 부작용을 의식, 계획했던 출판기념회를 취소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말로 민선 7기 임기를 마무리하고, 임기 연장을 꾀해야 하는 현직 단체장들은 각 지역의 방역 책임자이기도 한 만큼 출판기념회 개최에 따른 비난 여론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전의 한 구청장 후보 측은 “중앙당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는 방침은 세웠지만 출판기념회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어 그대로 진행을 하려 한다”며 “코로나 사태가 급격히 악화돼 이래저래 불편한 마음으로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 시장 캠프 관계자는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고, 오미크론 확산까지 겹쳐 출판기념회를 강행하기가 매우 부담스럽게 됐다”며 어수선한 정국으로 복잡해진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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